기사 제목
본문 요약
- 에이블리는 이달부터 서버 이용료 명목으로 받던 월 4만9000원 대신 매출액의 3%에 대해 판매 수수료를 부과
- 경쟁사들이 5%에서 10%까지 차등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비해 수수료율이 낮다
- 무신사의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도 내년부터 구매 수수료 1% 부과
- 네이버도 '패션타운'을 신설하며 내년부터 수수료 부과할 예정
본문 내용

출혈 경쟁으로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던 패션 플랫폼들이 수수료 부과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 위기가 거론됨에 따라 투자 유치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서둘러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에이블리는 이달부터 서버 이용료 명목으로 받던 월 4만9000원 대신 매출액의 3%에 대해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론칭 4년 만에 부과되는 첫 판매자 수수료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수익 구조 정상화 차원에서 소호 셀러를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며 “여성 패션 플랫폼업계에서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5%에서 10%까지 차등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비해 수수료율이 낮다는 설명이다.
무신사의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도 내년부터 구매 수수료 1% 부과를 결정했다. 2020년 론칭한 솔드아웃은 이달부터 창고 보관 상품의 구매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1%를 부과했다. 이번 구매 수수료는 일반 구매자 대상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다만, 판매자가 지불하는 판매 수수료는 무료다. 무신사 관계자는 “서비스 론칭 후 그동안 무료 이벤트였고, 더 안정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의 수수료 부과가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 크림은 올해 4월 일부 상품에 대한 구매 수수료 1%를 책정했다. 이어 6월 1일부터 2%로 변경했고, 8월에는 그동안 무료였던 일반 판매자 대상 판매 수수료 1%를 부과한 바 있다. 또 네이버는 최근 패션 서비스를 쇼핑 타운 형태로 통합한 ‘패션타운’을 신설하며 그동안 무료였던 판매 수수료를 내년부터 부과할 예정이다.
무료 수수료 정책으로 판매자와 고객을 유치해왔던 패션 플랫폼들이 줄줄이 수수료 부과에 나선 이유는 수익성 개선 때문이다. 과거 손해를 보더라도 덩치 키우기에 집중했지만, 업계를 장악한 현재는 출혈경쟁 필요성이 줄어서다. 또한, 대규모 투자금으로 몸집을 불려왔지만, 금리 인상과 유동성 위기로 돈줄이 말라붙으며 수익성 방어는 생존을 위한 과제가 됐다.

분야는 다르지만 지난해 120억 원을 유치하고, 외형 성장을 해오던 오늘회가 올해 9월 자금난을 이유로 전 직원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또 현재는 수산물이 아닌 10개 내외 식품만을 배송하며 사실상 ‘휴점’ 상태다.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업체 샌드박스네트워크도 2020년 말 500억 원의 시리즈D를 유치했지만,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9월 비상경영 체제 돌입한 데 이어 최근 권고사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에이블리는 2018년 설립해 2020년 3월 누적 앱 다운로드 1000만, 올해 3월에는 3000만을 돌파하면서 명실상부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 1위로 평가받는다. 배경에는 대규모 투자가 있었다. 2019년 시리즈A로 70억 원을 유치한 이 회사는 2020년 7월 270억 원 규모의 시리즈B를 투자받았다. 작년 6월에는 620억 원의 시리즈B 익스텐션 라운드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엔 메릴린치 출신 이상민 실장을 영입해 글로벌 투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손실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에이블리의 2019년 매출은 316억 원에서 지난해 935억 원으로 3배 뛰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4억 원에서 695억 원으로 5.6배 불어났다. 순손실도 125억 원에서 722억 원으로 커졌다.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계속해서 투자해야 하는 만큼 수수료 인상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치열한 적자생존 경쟁을 통해 이제 몇몇 업체들이 빅네임드로 자리 잡으며 수익성 개선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면서 “불황에 투자 유치가 힘들어지는 가운데 몇몇 업체의 경우 상장까지 염두해 내실에 신경 써야 할 입장”이라고 말했다.
추가 조사
● 무신사 '블랙 프라이데이' 흥행 돌풍...시간당 10억씩 팔았다
- 이번 성과는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결과
- 2300여 개 입점 브랜드가 참여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3만 개 이상의 상품을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 '무진장 2022 블랙 프라이데이' 누적 판매액이 2135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 행사 기간 무진장 블프 할인 품목을 포함해 총 447만 개 이상의 상품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18만여 개의 상품이 거래된 셈이다. 동시에 하루 평균 258만 명이 무신사 스토어를 이용했고, 10일간 7억 2000만회에 육박하는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 무신사 스탠다드, 라퍼지스토어, 커버낫, 예일, 디스이즈네버댓, 아디다스, 인사일런스 등이 높은 인기를 얻으며 브랜드 랭킹 상위권
- 매일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도 판매액 상승에 주효했다. 블프 기간 라이브 누적 시청자 수는 90만여 명을 기록했고, 총판매 금액은 35억원에 달했다. 참여 브랜드의 당일 매출 중 라이브 방송 판매액 비중이 평균 45%를 차지할 정도로 무신사 라이브 효과가 두드러졌다.
- 이번 무진장 블프의 흥행은 영캐주얼을 중심으로 럭셔리, 스포츠, 골프, 키즈, 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선보인 효과가 크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입점 브랜드의 하반기 매출 확대와 재고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
● 문 닫는 1세대 온라인숍 힙합퍼…패션·유통 '플랫폼 시대' 저무나
- 19일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시작해 ‘1세대 패션플랫폼’으로 분류되는 힙합퍼는 이달 10/31일을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종료
- 힙합퍼는 무신사와 함께 1세대 온라인숍으로 인기가 높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힙합 문화를 좋아하는 10·20대 사이에서 의류와 액세서리를 사는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 2018년 8월 패션기업인 바바패션이 인수하면서 서비스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고가 스트리트패션 상품을 판매하면서 20·30대 소비자를 겨냥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사업을 접기로 했다
- 힙합퍼의 매출은 200억원, 거래액은 1000억원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스트리트패션을 기반으로 한 무신사 거래액이 2조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
- 고가 명품 판매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지만 발란 등 명품을 전문으로 한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졌다.
-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사업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체브랜드(PB)를 내놓거나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 유투버 왕국·배달 1위도 추락…'투자 혹한기' 스타트업의 눈물
<샌드박스>
- 국내 최대 다중채널네트워크(MCN)인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적자 경영이 지속되자 사업조직 개편과 권고사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11/27일 밝혔다.
- e스포츠 대회 운영 등 신사업은 종료하고, 브랜드 커머스 부문은 매각한다. 콘텐츠 판매 및 출판 사업은 외부 제휴로 돌린다. 대신 지식재산권(IP)이 있는 콘텐츠 제작, 크리에이터 IP 사업, 메타버스 게임 및 암호화폐 사업에 집중
- 샌드박스네트워크는 트레져헌터, 다이아TV와 함께 국내 MCN업계 빅3로 꼽힌다.
- 구글 출신인 이필성 대표가 게임 유튜브 크리에이터 ‘도티’로 활동 중인 나희선 씨를 영입해 2014년 설립했다. 개그맨 유병재, 게임방송인 김성회, 경제유튜버 슈카 등 유명 크리에이터를 영입했고 그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1137억원)이 1000억원을 돌파
- 하지만 구글 광고 수익을 전부 크리에이터에게 주기로 하는 등 과도한 영입 경쟁을 벌이고 무리하게 커머스를 확장한 결과, 영업적자가 2020년 72억원에서 지난해 121억원으로 불어났다.
<왓챠>
-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승승장구했던 왓챠는 지난 7월 매각에 착수
- 한때 기업가치가 5000억원에 육박했지만 지난달 말 38억원의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78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빨리 큰 기업부터 '휘청'>
-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공동대표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너무 빨리 성장한 기업이 그만큼 빠르게 기업가치가 내려가거나 망하는 길로 가는 것 같다”며 “돈 벌 수 있는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과 고객에게 집착한 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달 통합 패션 플랫폼 '패션타운'을 론칭했다. 그간 네이버에서 운영하던 패션 쇼핑 관련 서비스 스타일윈도, 디자이너윈도, 탑탑, 백화점윈도 등을 한데 모아 검색과 쇼핑을 통합하는 거대 상권을 구축하고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한데 모은 것
- 이에 기존에 운영되던 스타일윈도, 디자이너윈도 등은 10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가 종료되고 패션타운으로의 서비스 이전이 완료
- 브랜드부터 백화점, 아울렛, 소호 디자이너 패션까지 소비자가 채널 이동없이 한번에 둘러보고 검색을 세분화해 전문화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기존 입점사에 새로운 셀러까지 모집중
- 하지만 이미 네이버에 입점한 대다수의 업계 파트너사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아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 우선 패션타운에 관한 공지를 10월 중순 전달받아 사전 충분한 고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서비스 이전 기간동안 리뷰 등 일부 탭이 보이지 않는 등의 오류를 겪어 판매에 지장이 생겼다
- 윈도 플랫폼에서 자리를 잡은 업체의 경우, 현행 라이브커머스 지원 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될지 세부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당장 사업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
<쇼필몰 카테고리 분류 혼선>
- 서울패션위크 등 컬렉션을 진행하는 브랜드의 경우 디자이너 카테고리로 분류가 되는 반면, 자체 디자인 컬렉션을 시즌별 출시하지만 서울컬렉션을 진행하지 않는 디자이너의 경우 로드숍, 리테일 브랜드와 같은 소호&스트릿으로 분류되기 때문
- 쇼핑윈도에서 자리를 잡아 스마트스토어를 최대 판로로 활용하고 있는 한 잡화 브랜드 관계자는 "쇼핑타운 전환 이후 이전처럼 검색 노출이 잘 되지 않는 느낌이다. 자사몰과 다른 채널에서의 매출은 엇비슷한데 비해 한 달 동안 네이버 채널에서만 매출이 40% 이상 급감했다"며 "아무래도 광고 상품이나 업체 위주로 노출을 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 패션 비즈니스만을 전개하는 셀러 역시 "이전에는 신상품순으로 상품이 정렬됐는데, 현재는 인기순으로 상위 노출이 되는 시스템이다. 나같은 영세 업체에서는 애초에 인기 상품을 배출할 수가 없는 구조가 됐다
<무료 수수료 정책 사실상 폐지, 스타일 윈도 이점 사라져>
- 뿐만 아니라 올해 말 베타서비스 기간까지 수수료 제로로 운영되지만 내년부터는 2~3%대의 수수료율까지 부과될 것으로 예고돼 셀러 입장에서는 입점할 이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
- 네이버는 그간 스마트스토어가 아닌 쇼핑윈도에서 판매되는 상품에 한해서는 무료 수수료 정책을 고수해 왔다
- 네이버 측은 "브랜드·배송·사이즈·색상·가격 등 이용자별로 원하는 특징만 골라 볼 수 있도록 필터를 더욱 세분화·고도화됐고 AI 추천 및 마케팅 기능 등 서비스를 이용한 매출 발생시에만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
- 경쟁 플랫폼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
나의 인사이트
● 고물가 시대에 따라 기업들의 가치가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성이 있는지가 중요 가치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
● 이에 따라 오늘회, 샌드박스, 힙합퍼 등 초반에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으로 초기사용자를 빠르게 불러들여 성장한 기업의 경우 흑자로 전환하지 못해 대부분 구조조정중이다.
● 그래서 중요한건 지속적으로 판매가 이어질 수 있는 '찐팬'이 필수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무신사의 경우 초기 커뮤니티로부터 시장해서 이제는 다양한 제품을 파는 종합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 기반에는 꾸준히 무신사에서 구매를 하는 찐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플랫폼내에 후기를 작성하고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와, PB상품인 '무신사스탠다드' 같은 차별화된 제품, 그리고 무신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브랜드' 같은 것도 주요 성공 원인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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